마지막 아이 돌보기
컨텐츠 정보
- 1,334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난 문 앞으로 걸어가면서 시간을 확인했어.
10분 늦었네.
그래도 6개월 동안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느낀거지만, 그분들이 그렇게 신경쓰지 않을거란건 확신할 수 있었어.
로페즈씨가 현관 앞으로 나왔어.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해요. 저..."
난 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로페즈씨의 얼굴을 본 순간 입이 얼어붙었어.
아저씨의 얼굴은 땀에 흠뻑 젖은채 약간 상기댄거처럼 보였거든.
"괜찮아. 괜찮단다."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날 집안으로 데려갔어.
부엌에는 조명 딱 하나가 식탁 위에서 비추고 있었어.
그리고 그 밑에선 로페즈 아주머니가 무언가를 쪽지 위에다가 다급히 써갈기고 있었어.
"금...금방 돌아올게. 데니스한테 가기전에 인사해야겠다."
데니스는 내가 돌봐주는 로페즈 부부의 한살짜리 딸이야.
아주머니는 계단을 향해 어두운 복도 속으로 사라졌어.
"오늘은 어떤 영화를 보러가세요?"
난 탁자위에 내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물었어.
종이 뭉치위로 로페즈 부인이 펜을 너무 세게 꾹꾹 눌러 쓰셨는지, 구멍이 뚫려있었어.
"어? 잘 모르겠구나. 아무래도 영화관 가서 정할거 같은데."
로페즈 아저씨는 시간에 쫓기는 것처럼 발을 주춤주춤 옮기고 있었어.
난 아저씨 오른뺨에 난 꽤 큰 상처가 나있는걸 눈치챘어.
말라붙은 상처에선 조금씩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어.
"괜찮으세요, 로페즈씨?"
하지만 아저씨가 대답하기도 전에, 로페즈 아주머니가 위층에서 돌아오는게 들렸어.
"우린...우린 가야겠구나. 잘 있으렴, 케이티."
아주머니는 그렇게 말하고, 날 안아줬어.
아주머니가 잠시 날 꼭 껴안아주었을때, 살짝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어.
"전부 다... 고맙구나."
아주머닌 힘겹게 말을 꺼냈어.
무언가 더 말을 덧붙이려 하는것처럼 보였지만, 로페즈 아저씨는 아주머니를 붙잡고는 문 밖으로 끌어냈어.
문이 닫히기 전, 아저씨는 나에게 마치 사과하는 듯한 슬픈 표정을 보여줬어.
그리고 문이 닫힌 뒤, 난 캄캄한 집에 혼자 남아있게 됐어.
집 밖으로 나가서 아저씨 아주머니한테 무슨일인지 물어보거나 심지어는 그냥 집에가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그냥 결국 집에 있기로 마음먹었어.
데니스를 깜짝 놀라게 할 맘은 없어서, 난 어두컴컴한 계단을 올라가 데니스의 방으로 향했어.
아기 침대 앞으로 가서 데니스를 들어올리려할 그 때, 담요 위로 쪽지가 한 장 놓여있는걸 발견했어.
창문을 훑고 희미하게 비쳐오는 거리 불빛을 등불삼아 난 쪽지를 읽어내려갔어.
케이티, 정말 미안해.
우리가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그 놈이 우리집으로 들어왔어.
그 놈은 우리를 죽일거라고 했어 .
데니스한테 끔찍한 짓을 할거라고 했다고.
그래서 그 자식이 누군가 우리를 아는 사람이 있냐 물어봤을때, 우린 그 놈에게 널 알려줬어.
우린 널 맞바꾼거야.
정말 미안해.
언젠가 신이 날 용서해주기를 바랄뿐이야.
창 밖을 내다봤을때, 차가 도로로 빠져나오는게 보였어.
두 사람은 울고 있었어.
그리고 로페즈 아주머니의 무릎위론 데니스가 앉아있었어.
내 뒤 어둠속에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Reddit괴담][197th] 내 마지막 아이 돌보기 - My last time babysitting|작성자 로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