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

데이트 어플에서 본 그녀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새까맣고 윤기가 나는 긴 생머리.

 

영혼을 앗아갈 듯한 맑고 고운 눈.

 

마음을 사로잡는 매혹적인 웃음...

 

 

말로 전부 나열하기엔 벅찰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데이트 조건은 단 한 가지였다.

 

시각장애인일 것.

 

그녀도 시각장애인인 걸까?

 

 

하지만, 사진 속 그녀의 두 눈은 마치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보면 볼수록 그야말로 심장이 요동치는 아름다움...

 

결국, 나는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가 맹인이라면 내가 맹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 할 것이다.

 

 

만나기로 한 공원 입구에 도착하자 그녀의 친구라는 사람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친구는 저 멀리 한적한 참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있는 그녀를 가리켰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은 마치 한 올 한 올이 생명을 품고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눈을 마주하고 인사하러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는 마치 꿈에서나 볼 법한 완벽한 그림 같았다.

 

 

 

그녀는 내게 미소 지으며 선글라스를 벗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