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꿨던 꿈
컨텐츠 정보
- 1,224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할아버지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그러니까 어릴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 저는 한창 학원에 다니느라 학교숙제 학원숙제 아주 정신이 없었던 게 기억납니다.
할아버지는 연로하신 까닭에 손도 자주 떨리셨습니다. 그래서 드시려던 약을 떨어트리셨습니다.
제게 흘린 약을 치워달라 부탁하시며 빗자루를 가리키셨는데, 지금도 많이 후회되지만 전 퉁명스럽게 학원숙제 밀렸어요!!라고 말한 뒤 무시했습니다. 결국 몸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직접 흘린 약을 치우셨습니다.
그리고 전 평소처럼 학원갔다가 어머니 가게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분명 제가 뵈었을 때만 해도 멀쩡하시던 할아버지가 갑자기....정말 집에서 할아버지를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가 있으셨지만 큰 병을 앓고 계셨다거나 하신건 아니셔서...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직접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뵈니 결국 죽음이 실감나더군요.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을 행복하게 함께 하지 못한 게 죄책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화장하는 날까지 그 일 때문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납골당에 유골함을 갖다놓고 온 밤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꿈을 안꾸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그날의 꿈은 생생합니다. 왜냐하면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이 똑같이 재생되었거든요.
정말 슬프게도...꿈 속에서의 전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부터 새로운 전개가 이어졌습니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나셔서 안방 옆의 할아버지 옷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몇분 뒤, 할아버지는 웬 중절모에 목도리에 코트같은걸 엄청 껴입으시고 나타나셨습니다.
그 때 계절은 겨울이긴 했지만 그 정도로 옷을 껴입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초봄이 가까워 왔기 때문에...
전 놀라서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어디가세요?"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아무런 대꾸도 없으셨습니다.
그저 무표정으로 묵묵히 집을 나서려고만 하셨습니다.
저희집은 거실과 현관 사이 긴 복도가 있습니다. 그 복도 양옆으로 방이 있구요. 때문에 불을 안 켜도 낮에는 방에서 빚이 들어오기 때문에 전혀 어둡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할아버지께서 가시던 그 복도는 정말 칠흙같이 어두웠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가늠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할아버지를 계속 따라갔습니다.
"할아버지!!할아버지 어디 가세요!! 할아버지!!"
그렇게 계속 어두워 보이지도 않는 할아버지를 부르다, 문득 현관문이 열리며 빛이 쏟아졌고, 할아버지의 모습이 다시금 보였습니다. 전 너무 반가워서 할아버지를 쫒아 나가려 했고
그 순간,
"오지 마!"
어둠속에서,정말 굵고 낮으면서도 천둥소리같은 굉음이 제 귀에 꽂혔습니다.
저희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닌,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사실 발음이 명확한 것도 아니고, (정확히 오지 마!이런 건 아닌것같기도합니다.)무슨 커다란 야수가 울부짖는 것 같기도 하고....그 진원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절대 제가 문 밖을 나서선 안되겠다 라고 느낀 것이었습니다.
그 일을 끝으로 꿈에서 깨어났고, 제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게 할아버지를 데려가던 저승사자의 경고일 수도 있겠네요....
+ 할머니도 할아버지 꿈을 많이 꾸셨습니다. 그 중에 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 꿈이 있는데 그것도 추가하겠습니다.
할머니는 꿈 속에서 병원에 계셨다고 합니다. 근데 병원에는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셨는데, 저 멀리서 흰 옷을 입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건 바로 할아버지였습니다. 오랜만에 할아버지 얼굴을 봐서 할머니는 반가워하셨는데 할아버지는 인사도 없이 할머니를 붙잡고 끌고 가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할머니께 "지하로 가자. 당신 너무 아프지? 지하로 가면 병이 나아" 하면서 지하로 가자고 자꾸 얘기하셨습니다.
할머니는 그때 암 투병 중이셨습니다. 할머니는 자꾸만 죽은 할아버지가 지하로가자고 하셔서 덜컥 겁이 나셨고 온 힘을 다 해 못간다고 소리치며 할아버지를 뿌리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꿈을 꾸고 며칠 뒤, 할머니께서 원래 치료하는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되셨는데
치료하는 곳이 지하 1층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대로 후유증이 있으셨지만 할머니는 많이 쾌차하셨고 지금도 건강히 잘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