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청테이프를 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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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이에요."

 

 

 

피곤에 찌든 몸을 가누며 나서는 출근길에는 항상 그녀가 있었다.

 

마리아라고 했던가? 남편과 이혼하고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동네에서

 

비슷한 연배라는 이유로 시답잖은 대화나 나누는 사이였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차에 타려는 그 때

 

그녀의 시선이 묘하게 나에게서 어긋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어깨 너머 뒷편.

 

그녀는 우리 집 현관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매일 아침 운동을 하며 지나갔을 현관인데 뭐가 그렇게 궁금한 거지?

 

 

 

"마리아? 왜 그래요?"

 

"아 별 건 아닌데, 혹시 개를 키우시나요?"

 

 

 

나는 개를 키우지 않는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아니오. 이사 온 뒤로는 혼자 살아요."

 

 

 

그러자 그녀는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 당신이 출근하고 나면 문 뒤에서 낑낑거리는 듯 한 소리가 나더라고요.

아침에 혼자 있는 강아지가 외로워하나 싶어서...

괜찮으면 제가 가끔 데리고 산책을 나가주는 건 어떨까 했죠."

 

 

 

...빌어먹을. 오늘 퇴근길에는 보다 좋은 품질의 청테이프를 사야겠다.

 

더 세게 틀어막지 않으면 안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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