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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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지고

"엄마아아아, 이거 싫어. 나 내릴래!"

 

 

조금 놀랐어요.

 

항상 씩씩한 아이었는데.

 

여기에 올라탔을땐 전 아들보다 훨씬 더 겁을 먹었거든요.

 

 

이렇게 지면에서 높이 올라가는 거, 한번도 좋아했었던 적 없었으니까요.

 

"엄청 재밌겠다!"

 

차를 주차할때까지만 해도 아들은 이렇게 얘기했었으니까.

 

 

 

둘 다를 위해서라도 아들이 굳건하게 있어주길 내심 바랬었는데.

 

"아들, 이제는 내릴 수가 없어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어, 그치만 너 어릴때 공원에 있었던 작은 롤러코스터 기억하지? 그 광대 아저씨랑 같이 있었던거? 그거랑 똑같은거야. 단지 크기가 아주 조금 더 큰 거 뿐이란다. 그리고 그 때 엄청 재밌었던거 생각나지?"

 

아들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절 올려다 보고 있었어요.

 

오, 맙소사.

 

 

 

아들이 이걸 탄다고 얼마나 즐거워 했었는데.

 

전 떨림을 꾹 삼키고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계속 말을 이어갔습니다.

 

목소리는 살짝 떨려왔지만, 미소를 지어보이려고 애썼지요.

 

 

 

"괜찮아, 괜찮아. 뱃속이 약간 간질간질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건 다 이게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아들을 누르는 힘이 막 바뀌어서 그런거란다. 당연한거란다! 아들, 듣고 있어? 봐봐. 다른 사람들도 무서워하잖니."

 

아들은 순수한 파란 눈망울로 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주 힘겹게 말이죠.

 

 

 

아들를 꼭 껴안아주고 싶었지만, 제 등은 시트에 강하게 눌린터라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였고요.

 

아들의 머리 위로 언뜻 보이는 태양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하늘이 정말 파랗네.

 

금속이 덜그렁 소리와 저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애써 무시하려고 했어요.

 

아, 벌써 땅이 그립네요.

 

 

 

그때 쿵 떨어지는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속력은 점점 빠르게 붙기 시작했고, 아들은 울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전 아들의 손을 단단히 쥐었습니다.

 

 

 

우리 아들, 언젠가 커서 잘생긴 남자가 될거라 생각했는데.

 

좋은 삶을 살고 좋은 여자랑 결혼, 아니지 남자일 지도 모르죠, 누가 알겠어요?

 

전 아이가 행복하기만 한다면 상관하지 않았어요.

 

아이한테 원한건 그게 전부였으니까.

 

행복하게 살고 겁먹지 않기 위해서요.

 

 

 

"아들, 그거 아니? 눈을 한번 감아보렴. 이제 곧 끝날거란다. 엄마 여깄으니까. 절대 손 놓지않을게."

 

우리 뒤편에 앉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피가 얼어붙는게 느껴졌어요.

 

전 딱 한가지에만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아들의 손과 침착한 목소리로 모든게 다 괜찮을거라고 얘기하는것에만 말이죠.

 

 

 

아들은 언젠가 정말 멋진 남자가 돼있겠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들은 단지 6살짜리 소년에 불과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깜짝 놀라게 할 첫번째 비행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눈을 감기전 마지막으로 보이던 건, 두번째 엔진에 불이 붙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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