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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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우리 집에서 안 잘래?]
고딩 때 친한 친구가 이러면서 나를 꼬셨어.
[부모님도 없으니까, 술이라도 마시자고~!]
난 특별히 할 일도 없었지만 거절했어.
그래도 그 녀석은 끈질기게 나를 꼬셨어.
[딴 사람한테 물어 봐.]
이렇게 말해도 걔는 어째선지 나만을 꼬셨어.
[있잖아, 너 혼자 있는 게 무서운거야?]
너무나도 끈질긴 탓에 이렇게 놀려보자 갑자기 입을 꾹 닫는 거야.
[뭐야. 딱 걸렸어?]
추궁을 해보니 걔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을 하고는 이런 소리를 했어.
[있잖아, 너, 유령 같은 거 믿어?]
뭐야 이 자식.
[뭐, 본 적은 없는데 없다고도 단정 지을 수 없지.]
내 대답에 걔는 이런 말을 지껄였어.
[그럼 말이야, 주말에 우리 집에 와. 유령은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니까.]
[음~…그래서, 보러 오라는 뜻이야? 그래도 안 갈래.]
그러자 친구는 울 것 같은 얼굴로 말했어.
[부탁해, 와 줘.]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유령인건데?]
[매일 밤 12시 정도에 계단을 한 칸씩 올라와.
그리고 주말이 되면 딱 우리 집 앞에 올거야.
그때, 혼자인게 무서워.]
걔는 정말로 두려워하면서 말했어.
끈질긴 것도 있지만, 조금 재미있어 보였어.
[알았어. 갈게.]
[고마워, 고마워.]
그 녀석은 그 말만을 반복했어.
어찌어찌해서, 주말에 친구 집을 방문에서 잡담을 하고, TV를 보고, 게임을 하면서 놀았어.
그리고 23시 반 정도가 되자 유령 얘기를 시작했어.
[야, 유령이 계단을 올라 온다니 무슨 말이야?!]
[일주일 정도 전부터 집 앞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려.
근데 나밖에 안 들려. 부모님께 말해도 그런 소리는 안 들린대.]
[그래서, 오늘 계단을 다 올라온다는 거야?]
[응, 계단을 세어 뒀으니 틀림없어. 분명히 오늘, 집 앞에 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 않아? 더 위층도 있잖아?]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집에 올지도 몰라. 그게 무서워.]
[흐~음…..]
이런 얘기를 하던 중 친구가 갑자기 말했어.
[야, 들리지? 발소리.]
하지만 나한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
[아무것도 안 들려.]
[어째서야. 들리잖아, 봐, 또 한 계단 올라갔잖아?!]
[안 들린다니까, 진정해!!]
나는 짜증을 내면서 녀석을 달래려고 했어.
하지만, 이미 친구는 내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어..
[멈췄어!! 지금, 문 앞에 있어!!]
[그럼 열어서 확인해 볼까?]
그러자 걔는 격하게 나를 막았어.
[그러지 마! 열지 말아 줘!! 있어! 거기 있다고!!]
[괜찮대도! 아무것도 없잖아!]
나도 더 세게 말하면서 친구를 달래려고 했어.
그러자 갑자기 얌전해진 친구가 이렇게 말했어.
[…망했어, 계속 이쪽을 보고 있어. 이젠..도망칠 수 없어.]
[!? 야,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없잖아?! 괜찮잖아?]
친구의 그 한마디가, 이상할 정도로 공포심을 잔뜩 키웠어.
[!!두드리고 있어! 문을 두드리고 있어!!]
걔는 이렇게 말하더니
[우오오오오오오오] 인지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향해 달려갔어.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
친구는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어.
나도 서둘러 쫓아갔지만 제 때 도착하지 못했어..
친구는 층계참에서 몸을 던졌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기억에 남아 있는 건, 그 후 경찰에게 심문을 받은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을 전부 얘기했어.
의외였던건 경찰은 무덤덤했다는 것.
더 의심받을 줄 알았는데.
의외인 사실은 아직 더 남아 있었어.
그건 경찰관이 중얼거린 한마디였어.
[또인가....]
또인가?
뭐야?
또라니!?
부자연스러운 말에 의문이 들어 물어봤어.
[또인가. 라니, 무슨 뜻인가요?!
[…그다지 이런건 말하지 않는 게 좋을 성 싶지만,
너도 관계자니, 아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경찰의 얘기로는 친구처럼 자살(변사?) 한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같은 일이 같은 맨션의 같은 방에서 몇 번이나 일어났다는 것.
원인은 경찰도 알 수 없다는 것 등이었어.
결국 친구의 죽음은 노이로제에 의한 돌발적인 자살로 정리되었어.
슬프다기보다는 놀랐고,
뭐가 뭔지 알지 못한 채 사건은 끝나갔어.
결국 친구는 무엇을 듣고, 무엇에 공포를 느낀 걸까..
전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전화가 왔어.
죽은 친구의 어머니에게서였어.
[밤늦게 미안합니다. 저번엔 큰 폐를 끼쳤습니다.]
[아, 아니요, 저야말로...]
이러면서 할 말을 찾고 있었는데 친구의 어머니가 이러는 거야.
[저기 이상한 걸 묻는 걸지도 모르겠지만...제 아들은, 확실히 죽었지요?]
[에?]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장례식도, 고별식도 했잖아.
설마, 아들이 죽은 쇼크로 이상해져 버린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 친구의 어머니가 말했어.
[실은…지금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아들이!]
